디지털 미니멀리즘 실천기 ② : SNS 없는 삶, 무엇이 달라졌나?

1. SNS 탈출, 그 첫걸음의 두려움

많은 사람들이 SNS를 일상처럼 사용하는 시대에, '계정을 삭제한다'는 선택은 마치 세상과 단절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나 역시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틱톡 등에서 하루에 수십 번씩 알림을 확인하고, 좋아요 숫자를 체크하는 것이 익숙해진 나에게 SNS 삭제는 자아를 분리해내는 고통스러운 작업처럼 느껴졌습니다. 내 정보, 추억, 인간관계가 모두 이 플랫폼 안에 갇혀 있었기에, 탈출은 무모한 모험처럼 보였죠.

하지만 이 첫걸음을 내딛은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만큼, 디지털 자극에 지쳐 있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정보와 비교의 연속 속에서 나는 점점 내 삶의 방향을 잃고 있었습니다. '진짜 나의 삶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은 결국 SNS의 존재 자체를 의심하게 만들었고, 나는 점차 정리와 정돈에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2. SNS 없는 일상, 시간의 재발견

SNS를 삭제하고 나서 가장 먼저 느낀 변화는 시간의 회복이었습니다. 이전에는 무의식적으로 앱을 켜고 10분, 30분, 심지어 1시간도 넘게 스크롤을 내리며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은 되돌아보면 '기억에 남지 않는 시간'이었습니다. 휘발성 콘텐츠 속에서 나는 잠시 웃었을 뿐, 삶에 남는 무언가는 거의 없었죠.

SNS가 사라지자, 하루가 느려졌습니다. 정확히는 내가 시간을 인식하고 통제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이죠. 그 시간 동안 아침 산책을 하거나, 책 한 챕터를 더 읽을 수 있었고, 글을 쓰거나 식물을 가꾸는 데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의 소중함을 다시금 알게 되면서, 정신적인 여백이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3. 인간관계의 질적 변화

SNS를 통해 연결되었던 수많은 사람들과의 관계도 탈SNS 이후 눈에 띄게 변화했습니다. 좋아요를 누르고, 스토리를 보는 것이 관계 유지의 전부였던 사람들과는 점점 멀어졌지만, 대신 진짜 연락을 주고받는 사람들과의 관계는 훨씬 깊어졌습니다. 메신저나 전화, 직접 만남을 통해 대화하는 관계는 더 진실하고 밀도 있었습니다.

또한, SNS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일부 사람들과 소외감을 느낄까 걱정했지만, 실제로는 그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SNS에서의 피로감이 줄어든 덕분에, 관계에 더 진정성 있게 접근할 수 있었고,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는 데 있어서도 더 능동적인 태도를 갖게 되었습니다.

4. 디지털 미니멀리즘, 단절이 아닌 회복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미니멀리즘을 '무언가를 포기하는 삶'으로 오해하지만, 실제로 실천해보면 이는 단절이 아닌 회복의 과정임을 알게 됩니다. SNS에서 벗어난 삶은 정보의 과잉 속에서 진짜 필요한 정보만 골라내는 능력을 키워주고, 스스로의 감정과 생각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디지털 미니멀리즘은 결코 극단적인 단절이 아닙니다. 나에게 필요한 기술과 플랫폼은 유지하되, 그것에 끌려다니지 않고 스스로 통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리고 그 핵심 안에는 ‘삶의 주도권’을 다시 자신에게 되찾아오는 과정이 담겨 있습니다.